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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문

[DT발언대] IT세상서 맛보는 아날로그적 여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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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T발언대] IT세상서 맛보는 아날로그적 여유

이세영 엠피알비젼 AE

이른 아침 출근길 지하철안에서 이어폰을 귀에 꽂고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을 시청하는 일은 더 이상 낯선 풍경이 아니다. 또 커피숍에서 스마트폰을 이용하여 주식시장을 확인하고, 메일을 쓰며, KTX안에서 넷북을 통해 업무를 한다.

삶의 편리와 윤택함을 위해 조금씩 발전해온 문명은 불과 5년전 만해도 상상할 수 없었던 일들을 만들어 낸다. 하루가 다르게 작고 슬림해진 휴대기기들이 등장함에 따라 20세기를 살아왔던 과거와 격세지감을 느낀다. 디지털시대가 도래하면서 이러한 현상은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기업활동에 있어서 IT의 비중은 절대적이어서, IT 없이는 정상적인 업무활동이 마비될 정도의 지경에 이르렀다. 일찍 일어나는 새가 먹이를 많이 찾을 수 있듯이 부지런히 움직여야 디지털시대를 살아가는 데에 도태되지 않게 된다.

특히 IT분야 전문 홍보대행사 직원으로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다양한 미디어 매체의 등장과 새로운 미디어 혁명 앞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어떤 역량을 키우고 무엇을 준비해야 할 지 빠르게 움직이지 않고서는 견딜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디지털시대는 좋아하는 음악을 듣기 위해 LP판이나 테이프를 찾을 필요가 없다. 자동차안에 구비되었던 전국 지도책과 고속도로 안내책자는 필요없다. 여행의 묘미인 창 밖의 풍경은 넓은 고속도로와 내비게이션 지도가 차지하고 한눈으론 DMB속 세상에게 내주었다.

우리가 사는 디지털시대에서 아날로그적인 감성이 메말라 버린게 아닐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IT 기기들로 가득찬 삭막한 사무실안과 출근길에서 책을 읽는 여유가 사라져버린 현대인은 윤택하게 바뀔 우리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숨가쁘게 달려가고 있다.

디지털시대의 흐름을 거부하고 아날로그로 회귀하자는 의미는 아니다. 다만 IT기기 개발 및 생산을 주도하는 업체들은 `기술은 사람을 향한다'는 것을 명심하고 제품 기획 및 개발에 있어 IT기기의 편리함 이상의 그 무엇을 찾아내는 노력이 필요하다.

끊임없이 변하고 발전해야 하는 디지털시대에서 변화를 위해 열심히 달리는 것도 좋지만 잠시 물질적인 편리함보다는 여유를 갖고 천천히 걸어보는 것은 어떨까. 모 이동통신사 광고에서 "잠시 꺼두셔도 좋습니다"라는 카피처럼 휴대폰의 전원을 끄고 잠시나마 디지털세상에서 아날로그적 감성을 찾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